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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권력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권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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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바리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조회7,037회 작성일2004-10-1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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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동권연대 대표 박경석 씨가 어제 긴급체포 됐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알았다. 욕창이 뼈조직까지 침투해서, 웬만하면 거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요양을 하고 계셨던 중이라 한다. 115일을 넘긴 정립회관 농성투쟁(11년간 관장을 헤쳐먹은 새끼가 정년이 되자 요리조리 편법을 동원해서 자리보전 하려는 꼬라지를, 장애인 동지들이 회관 운영 민주화를 위해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는데, 회관측은 심지어 조폭까지 동원해서 농성장을 습격하기까지 했다.) 관련해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있던 상태. 몸이 좋지 못했던 박대표는 사태가 진정국면이 되는 대로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혀왔던 터라 한다. 그러나 검찰은 심지어 휴대폰 추척까지 감행하여 어제 혜화동 로터리 근처에서 긴급체포를 감행한 것이다.


지하철역에서 알량한 리프트 설치해놓고 거기서 아무리 장애인들이 떨어져 죽어도 꼼짝 않던 서울시, 장애인 동지들이 이동권 연대를 결성하고 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농성하고, 지하철 선로에 내려가서, 혹은 차로에서 버스 막고 몸에 사다리를 걸치고 쇠사슬을 감고 죽음을 각오한 시위를 하고, 그러고도 또 사람이 죽고, 그리고나서야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는 저상버스 도입과 지하철 역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 시기는 늦춰졌고 서울시는 입을 씻었고, 약속 1년이 지난 뒤 이동권연대는 또다시 항의와 시위를 조직해야 했다. 그리고나서야 역 엘리베이터 설치공사가 시작되었으나 그 속도는 (공사 평균속도가 상당히 빠른 대한민국에선 예외적으로) 매우 느리고 저상버스 도입은 지지부진 중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온갖 불법으로 얼룩지고, 그에 대해 공권력은 방관하며, 그리하여 운영 민주화를 위해 장애인 동지들이 직접 일어서 농성투쟁을 벌이자 주모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몸 상태가 어떻건 말건 공권력을 남용해 체포까지 해버린 검찰. 장애인이동권연대 사이트에서 확인한 바로, 어제 저녁 시각으로 박경석 대표는 동대문경찰서에서 동부서로 이송된 뒤, '조사할 것이 더 있다며' 불구속 처리를 하지 않은 채 박대표를 계속 잡아두고 있다고 한다. 오늘의 상황은 아직 전해진 것이 없다.


장애인 동지들이 이제껏 요구해왔던 것은 무슨 거창한 특혜도 혜택도 아니었다. 그저 최소한의 생존권이었다. 수백억 대의 비리를 저지른 놈도 무슨 심장이 안 좋네 혈압이 높네 해서 잘만 풀어주던 검찰에게 '투쟁하는 장애인'은 몸이 아프건 어떻건 무조건 체포해야 할 대상인가? 최소한의 기본도 안 돼 있는 대한민국에서 그 최소한의 기본을 갖추기 위해 너무나 당연한 요구들을 이렇게도 힘들게 해야만 하는가?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요구하는 사람들 중 하나를 그런 식으로까지 체포하는 게 과연 대한민국 공권력의 할 일인가? 대한민국 공권력은 돈 많은 비장애인들만을 위한 공권력인가?


참으로 오늘 오랜만에 이동권연대 사이트에 접속한 게 됐는데, 들어가보니 꼭지도는 사건이 또 있다. 9월에, 서울역에서 또 리프트 추락사고가 있었단다. 아 씨발... 그리고선 지하철공사는 끝까지 사과 못하겠다고 뻐팅기고 있단다. 아주 지랄 쌈싸먹고 있다 개새끼들...


박경석 대표를 즉시 석방하라. 지하철공사와 서울시는 즉각 이광섭 씨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라. 그리고 지하철 역마다 엘리베이터 설치와 저상버스 도입을 즉각 서두르라. 그리고... 우리, 연대하자.





장애인 이동권 연대 사이트 : http://access.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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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검찰은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를 즉각 석방하라!!


 
 

금일10월 13일) 오후 2시 40분경,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가 성대 앞 사거리에서 전격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박경석 대표는 2003년 9월 24일 제26차 버스타기 투쟁과 2004년 3월 26일에 있었던 최옥란 열사 추모 문화제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으러 가던 중이었으며,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점거농성과 관련하여 동부경찰서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 있었다.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점거농성은 11년간이나 장기집권을 한 이완수 관장이 정년을 맞이했음도 불구하고,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가 변칙적인 연임결정을 시도하면서 발생한 너무나도 정당한 투쟁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이용하는 시설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중증장애인들에 대해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와 이완수 관장은 비조합원과 곰두리 봉사대, 그리고 심지어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한 비열한 폭력만행으로 일관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공권력은 가진 자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는데 혈안이 되어 이러한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사조차 진행하지 않으면서도, 시설민주화라는 정당한 대의를 위해 투쟁해왔던 박경석 공동대표와 정립회관 노동조합 지도부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무리한 수사를 강행하는 뻔뻔스러운 작태를 보여 왔던 것이다.
 

더구나 박경석 대표는 현재 욕창이 뼈 조직까지 침투한 상태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거동을 하지 않고 집에서 요양 중에 있어왔다. 정립회관 사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면 자발적으로 나가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불편한 상태에 있는 박경석 대표를 휴대폰 추적까지 동원하여 체포한 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용서될 수 없는 공권력인 만행인 것이다.
 

장애인이동권투쟁을 비롯하여, 이 땅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 맞서 헌신적으로 투쟁하여 왔던 박경석 대표에 대해 이 땅의 공권력이 알량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어 탄압하고 그의 몸을 가두고자 한다면, 우리는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수십 년간 차별과 억압을 감수해야 했던 삶에 대한 분노, 부당한 공권력의 만행에 대한 분노, 그리고 박경석 대표에 대한 동지애를 한데 모아 더욱 강력한 투쟁을 통해 이를 응징하고 말 것이다.
 

이 땅의 공권력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즉각 박경석 대표를 석방하라!
박경석 대표에 대한 탄압을 통해 우리의 정당한 투쟁을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는 크나큰 오산 일 수밖에 없으며, 만일 박경석 대표가 구속이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극한 방식의 투쟁을 통해서라도 기필코 박경석 동지를 구출해 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벌어지게 될지도 모를 모든 불행한 사태에 대해서는 이 땅의 공권력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2004. 10. 13.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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