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

국가폭력의 현장에서 비폭력으로 맞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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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돕헤드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조회8,662회 작성일2006-08-1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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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침에 일어납니다.
>전기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촛불집회가 끝나고 날이 어두워지면 내가 사는 이 집도 어두캄캄해집니다.
>그러면 나는 밖으로 나가 불이 켜진 집으로 갑니다.
>사람들과 모여 앉아 이야기를 하거나 아니면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다가 자정이 넘으면 곧 잠이 듭니다. 
>낮에는 보통 거의 일을 하며 보냅니다.
>농사일도 하고, 마을을 꾸미는 일도 하고, 대추리에 경찰이 탄 차량이 들어오면 못들어오게 막고 돌려보내는 일도 합니다.
>회의도 하고, 기자회견도 하지만 노래도 하고, 밥도 짓고 설거지에 청소도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날이 저물로 촛불을 들게 되죠.
>글을 쓸 시간이 별로 없다 보니 어쩌다 글을 쓰게 되면 감정적인 글이 써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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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추리에 들어와 살게 된 이유를 좀 길게 써서 오마이뉴스에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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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53731&ar_seq=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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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의 현장에서 비폭력으로 맞서다
>[릴레이 기고] 내가 대추리에 들어와 사는 이유, 그 첫 번째 이야기
>    조약골(dopehea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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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도두리에 살고 있는 황새울 지킴이들이 '내가 지킴이로 살고 있는 이유'를 연재합니다. 이 글은 그 첫번째 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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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8월 1일 평택 대추리와 도두2리 주민들이 대추리 평화예술동산에서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700일째 촛불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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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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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마을에 들어와 살면서 황새울 지킴이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과부 사정은 과부가 제일 잘 알고, 홀아비 사정은 홀아비가 제일 잘 안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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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의 사정을 잘 알고 함께 싸우기 위해 저도 이 마을에서 함께 살기위해 들어온 것입니다. 이 마을을 지켜야 평화가 오니까요.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는 아예 마을 주민이 되기로 한 것입니다.
>
>평택시 팽성읍은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 곳입니다.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막히지 않고 잘 통하는 곳이어서 한낮 기온이 30℃를 훌쩍 넘어도 아스팔트와 자동차 그리고 콘크리트 건물들이 점령한 대도시에 비해 그리 덥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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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 친구 한 명이 대추리로 들어오기 위해 평택시내에서 버스를 탔는데, 초행길인지라 자신이 없었나 봅니다. 마침 버스 뒷자리에 앉아있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에게 이 버스가 대추리 가냐고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이렇게 말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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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는 없어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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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추리, 도두리 싸움은 이미 끝난 것 아니냐, 거기 사람들 이미 다 이주해나가지 않았느냐.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땅에도 사람들이 삽니다.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려는 미군의 새로운 전략적 목표를 위해 강제로 고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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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곳, 대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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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14일 오후 경기도 평택 대추리 평화공원에서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18정신계승, 군부대철수, 평택미군기지 확장 재검토, 평화농사 실현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주민들이 경찰의 진입에 대비해서 대추리 입구에 어린이 장난감으로 바리케이트를 만들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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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농사를 지어 온누리 사람들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이지요. 이미 두 번이나 쫓겨난 적이 있는 이들에게는 한이 맺혀있는 목숨과도 같은 땅입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인지 돈으로는 값어치를 매길 수 없다면 주민들이 뿌리를 박고 살아온 이 땅 역시 값어치를 매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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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숨결을 땅에 불어넣으며 살아온 제 이웃들은 70살이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지만 오늘도 새벽 5시가 넘으면 들판에 나가 피사리를 하고, 약을 치고, 논에 물을 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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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마을 곳곳에 있는 텃밭을 갈아 김장 배추를 심고 계십니다. 며칠 전 복날 저녁에는 삼계탕과 보양식을 먹기 위해 좀 넓은 집에 마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웬걸, 그곳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다리를 접고 포개 앉아 복작거리면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맛나게 음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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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모습을 보며 영감을 얻어 '사람들이 살아요'라는 노래를 만들었고, 미군기지 확장을 막고 고향 땅을 지키기 위한 팽성 주민들의 700일째 촛불행사에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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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사는 땅이고, 작물들이 자라나는 땅입니다. 새들이 모이를 쪼아 먹는 땅이고요, 애벌레가 풀잎을 갉아먹는 땅입니다. 이 흙에 씨앗이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새싹이 올라와 햇빛을 받고 자라면 열매가 열립니다. 인간은 그것을 먹고살아갑니다. 그리고 모두가 이것을 나누어 먹습니다. 이 오래된 순환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구조입니다. 단순하지만 그래서 영원할 것입니다.
>
>그런데 이 땅에 미사일이 들어서고 전투기가 내려앉으려고 합니다. 모든 생명이 숨을 죽이고 이 살육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파괴의 순간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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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없애기 위한 출발점, '황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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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14일 오후 경기도 평택 대추리 평화공원에서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18정신계승, 군부대철수, 평택미군기지 확장 재검토, 평화농사 실현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집결한 4천여명은 인근 본정리에서 경찰에 저지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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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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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만들어낸 지뢰와 열화우라늄 폭탄, 탄도미사일, 핵무기는 우리들이 없애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그 출발은 바로 이곳입니다. 황새울을 지키는 것입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전쟁을 없애나가기 위해 나는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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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일으켜온 자들,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자들, 침략하고 살육한 자들에게 똑똑히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들의 야만의 역사는 이제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음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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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무도한 그들의 폭력을 우리는 몸이 부서지고 피를 흘리면서도 잠재울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그 무엇으로도 막지 못하는 생명의 흐름이라는 것을 믿으며, 오늘도 외롭고 고달픈 삶을 마무리하고 고단한 몸을 누입니다. 그리고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이래 힘을 가진 자들과 거대자본이 결탁해 자행해온 국가폭력을 찬찬히 하나하나 되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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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허가제가 도입되어 이주노동자들은 기본적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연행되고 강제 추방되고 있습니다. 20분 더 빨리 가겠다는 욕심에 고속전철이 통과할 긴 어둠의 터널을 아름다운 천성산에 뚫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를 만들겠다는 허영심에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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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막으려 황새울의 '주민'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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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평택 대추리 일대 주택에 강제철거를 위한 소송을 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7월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강제철거 중단을 요구하며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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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는 생명들이 보금자리를 잃고 쫓겨났고, 죽어갔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에게 국가란 괴물과도 같은 것일까요? 벼랑 끝으로 내몰린 농민들과 건설노동자들은 길거리에 모여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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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국가는 어떻게 했습니까? 경찰력을 동원해 흠씬 두들겨 패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결국 목숨까지 앗아가고 말았습니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땅을 빼앗아 철조망을 쳐놓고 군대를 상주시킨 이 정부는 이제 마을을 파괴하고 집을 부숴 주민들을 내쫓으려고 합니다. 미국의 군대를 위해서 말입니다. 국가의 폭력은 지금 그 극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이미 제동력을 상실했다고 나는 판단합니다. 나는 바로 그 현장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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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기에 천성산의 도롱뇽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새만금의 백합이 될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그 낮은 생명들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권력과 자본이 행사해온 폭력을 막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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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황새울의 주민이 될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지킴이로 들어온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노래를 부른 내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보금자리에서 쫓겨나고 싶지 않은 것은 사람이나 도롱뇽이나 백합이나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을 던져 마을 주민들과 함께 그 폭력을 막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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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염원하는 모든 이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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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에도 새벽 2시에도 평택 미군기지에서 발진하는 비행기 소음에 잠을 편하게 잘 수 없습니다. 전투기 굉음으로 시달려온 세월을 밭을 일구며 느끼는 보람으로 견뎌온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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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이 지켜온 마을의 집 한 채 한 채에는 다 긴긴 이력이 들어있습니다. 그 집들이 모인 이곳에 이제 곧 저들이 동원한 경찰과 철거용역반이 마을을 파괴하러 들어온다고 합니다. 참으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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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초등학교를 파괴했던 그 무지막지한 폭력이 다시 온다고 해도 마을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비폭력으로, 평화의 힘으로 맞서고자 다짐하고 있습니다. 분노한 생명들의 아우성으로 말입니다. 이 마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야만적인 폭력에 제동을 거는 것이며, 한반도에 몰아닥칠 전쟁의 위협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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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맞선 비폭력의 가치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야 합니다. 나는 걸어서 10분이면 끝을 가볼 수 있는 조그만 마을에 살고 있지만, 이 마을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모두 모이면 세계 최강의 군대도 어찌해볼 수 없는 커다란 힘이 생긴다고 믿고 있습니다. 내가 이 마을에 들어와 사는 이유는 어쩌면 그 힘을 믿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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